News & Suzy Lee's travel sketches, drawings, photographs and writings.

 


*
suzyleebooks   home Thursday, 09-04-09 ( 7551hit )
note_bookarts.jpg (21.9 KB), Download : 88
sss333.jpg (228.6 KB), Download : 88
그림책 상상 연재 에세이





<그림책 상상> 잡지에  <북아트, 그림책> 이란 제목으로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부족하지만, 읽어보시고 많은 의견 주시길.

 

<북아트, 그림책>

 

북아트, 그리고 그림책이라. 그런데 북아트가 뭐요?

북아트는글쎄요. 책으로 아트하는 것? (허탈한 미소)

그게 뭐요?

회화는 캔버스를 매체 삼아 그리잖아요. 북아트는 책을 매체 삼아 작업하는 것..이랄까요

그럼 책에다가 그림 그린다는 이야기요? 그래서 당신은 뭘 하시오?

저는 그림책을 만듭니다.

그림책? 애들 그림책?

. 어린이부터보는 책이죠.

그림책이 북아트요 그럼?

북아트가 그림책은 아니어도, 그림책이 북아트일 수는 있겠네요. 보다 좁혀서 이야기 하자면, 제가 아티스트 북으로서의 그림책에 관심이 있는 거죠.

북아트의 현대적 개념이 서구에서 정립된 것도 고작 몇십 년 밖에 안 되었고, 여늬 미술사조들처럼 남의 나라에서 들어온 개념이라 우리말로 딱히 번역할 만한 단어도 아직은 동의되지 않은 상태죠. 아티스트 북 (Artist’s Book), 리브르 다띠스트 (Livre d’artist), 예술 공방 (Fine press), 예술장정기타등등 여전히 논쟁중인 아리송한 개념들이 사람 헷갈리게하긴 하지만, 대충 총칭하여북아트(Book Arts)’라고 해 두죠.

뭐 그렇게 복잡하오?

북아트란 개념이 워낙 광범해서 그렇죠. ‘이란 매체를 다룬다는 공통점만 가질 뿐, 작가가 어떤 백그라운드를 가졌는지에 따라 나타나는 작업의 양상 또한 매우 다양하니까요.

예를 들자면.. 제가 머물렀던 영국의 북아트 대학원 과정을 함께 했던 한 친구는 밤낮 종이접기만 했고, 한 친구는 늘상 종이에 뭔가를 끄적이며 알수 없는 문장을 활자로 찍어내었고, 어떤 친구는 나비며 마른 잎사귀 따위를 밀랍으로 봉한 작은 상자들을 쌓아댔고, 어떤 친구는 굉음을 내며 내내 책을 톱으로 썰었고, 어떤 친구는 졸업전 때 아예 전시장에 집을 지었답니다. 그리고 저는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이 모든 것이 북아트라는 카테고리 안에 하나로 묶여있었던 것을 보면 얼마나 이 개념이 산만한 것인지 알 수 있죠.

어쩄거나 그림책을 만든다니 그럼 당신은 일러스트레이터구먼.

. 하지만 아티스트라는 말을 더 좋아해요.

(약간 비꼬듯) ‘-티스트는 뭐가 다르오?

모든 것을 총괄한다는 의미에서의 아티스트란 말이지요. 아티스트는 책을 만듦에 있어 일러스트레이터 이기도 하고, 북 디자이너이기도 하고, 글작가이기도 하고, 제본/장정가이기도 하고, 인쇄자이기도 하고, 기획자이자 자가 출판인이기도 하거든요.

정말 혼자 그걸 다 한단 말이요?

한 권의 아티스트 북이 만들어지는 공정에 부분적으로만 참여할 지라도, 그 모든 과정에 의식적으로 개입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책에 단순히 내용을 채워넣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책의 물성/ 본질적 속성 등 매체자체의 특성에의 인식을 바탕으로, 그 책작업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을 동등하게 주제로 다룬다는 의미에서요. 책이란 것이 단순히 정보를 담는 그릇이 아닌, 아티스트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만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예술 작품이 되는 것을 아티스트 북이라고 할 수 있지요.

..... (@,@)

아니, 뭐 별로 복잡할 건 없는데말하다보니…(우물 우물..)

…… (먼 산)

(긁적 긁적) 이를테면우리가 흔히 하면 떠올리는 물건의 모양새는 몇 장의 종이를 모아 가운데를 실로 묶은 것이잖아요? 하지만 제본을 따로 하지않고 부채처럼 접은 종이 한 묶음이라도 한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면서 그 안의 이야기와 그림을 읽을 수 있다면 그림책이 되잖아요? 그럼, 여러장의 카드들이 들어있는 박스도 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앞뒤로 열리는 책은요? 뒤에서부터 보는 책은요? 구멍이 나있어 안이 들여다 보이는 책은요?

(아니 그런 걸 왜 나한테 묻나. 하는 표정)

그림이 덜렁 한 장 놓여있으면 그저 그림일 뿐이지만, 그 옆에 한 장이 더 놓여 있으면 둘 사이에 이야기가 생겨나잖아요? 계속 몇 장의 그림이 더 놓이고 그것들을 한데 묶어 한쪽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면 앞뒷 이야기가 겹쳐 어떤 흐름-내러티브가 생겨나 독자/관객을 이끌어가는 것이, 참 당연하면서도 신기하잖아요? 이런 것들 또한 책의 주제삼아 책 속에 의식적으로 드러나게 작업하는 작가들이 있죠.

혹은책이란 매체의 기본이 되는 활자와 이미지의 관계도 흥미롭죠. 활자와 이미지가 서로의 자리를 바꾸는 건 어때요? 혹은 글없는 그림책은요? 그림은 그림만의 독특한 언어를 가지고, 그 자체의 메커니즘으로 굴러가는 이야기 방식이 있지요. 무언중에 독자/관객과 작가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그 빈 곳을 채워가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사실은 놀라운 일이죠.

기승전결의 모든 드라마가 휘몰아 친 뒤, 마지막으로 책장을 덮고 나면 그 세계가 오롯이 그 안에서 끝나버리는 것. 그리고 다시 페이지를 열면 다시 처음부터그것이 진정 아름답지않나요? (거의 무아지경의 표정)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예술가의 책이 기성 출판사를 통해 대량 인쇄되고, 보통 한 점짜리 원본 예술 작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싼 값으로 대량 유통되어 일반서점의 가판대에 깔린다는 것도 참 근사하잖아요? 손바닥 안의 예술이 모든 어쩌면 당연한 것들을 다시금 재조명해보면서 책이라는 매체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것이

(하품) 

그래서 도대체 북아트가 뭐라는 거요? …그럼 당신이 말하는 그 아티스트 북이라는 것 한번 봅시다.

안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책 한 권 여기 가져 왔습니다. 저는 그림책을 만드는 입장에서 북아트와 그림책이 겹치는 부분에 관심이 있어요. 앞으로 그에 관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게 될 겁니다.

 

-----------------------------------------------------------------

엔조 마리 (Enzo Mari), 시소  (‘L’altalena’)

ISBN: 978-88-87942-23-1

17.0 x 24.0cm, 28페이지

이탈리아 꼬라이니(Corraini) 출판사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엔조 마리 (1932~)1957년에 만든 동물목각퍼즐의 단면을 판화로 찍어 1961년에 하나의 그림책으로 완성했다. 2001년에꼬라이니 출판사에 의해 재출간 되었다.

양쪽으로 동물들이 조금씩 쌓여 번갈아가며 기울어지던 시소는, 어느 순간 동물들간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완벽한 균형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글없이 그림만으로 이끌어가는 그림책. 균형의 중심이 되는 책의 중앙을 보존하기 위하여 한 장의 긴 종이를 부채 접듯(concertina fold) 접어, 따로 제작한 표지 자켓 속에 끼워넣어 완성했다.

단순하고 명쾌한 아이디어의 시각화, 완벽한 기승전결, 그리고 깔끔한 마감의 그림책이다.










  list          
 SI 그림책 학교 세미나  
 디자인 정글+비룡소 주최 특강  
 동화책 속 세계여행 작가 사인회  
 엄마의 공책  
 그림책 상상 연재 에세이  
 블로그를 엽니다  
 나의 명원 화실: 열린 어린이 서평  
 Korean Books Letter  
 BIR interview 비룡소 소식지 인터뷰 [Kor]  
 NEW: My Bright Atelier 나의 명원 화실  
 new work II 8 
 Merry Christmas!!!  
  list    [1][2][3][4] 5 [6][7][8][9][10]..[12] >>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E*so
All images copyright © Suz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