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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목수 이대우의 새집 만들기



새집목수 이대우의 새집 만들기

글 그림 이대우/ 242, 시골생활




아부지가 쓰고 그리신 책이 출간되었다.

아부지가 나무 다루는 걸 좋아하시고, 어무니는 수놓는 걸 좋아시고 나도 잡다하게 뭘 만드는 걸 좋아하므로, 서점에 가면 공예 서적코너에 들러 뒤적거리곤 한다. 여기 싱가폴의 서점 공예 코너 참 볼 만 하다큰 책장 하나 빼곡히 꽂혀있는 갖가지 서적들을 보노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어진다. “태초에, 취미가 있었노라

취미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밑줄은 즐기기 위하여에 그어진다. 서점의 저 책장에 꽂혀있는 갖가지 책들이 다루고 있는 것들이 이 지구상에서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려도 우리 사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새집도 마찬가지다. 새집이 없어도 지구는 잘 굴러가고 새들은 하루 하루 잘 살아간다. 취미는 그런 것이다. 세상을 내가굴리는데 그닥 관심없는, 마음이 여유롭고 쓸데없는것들을 사랑하는 자들의 것이다. 그 쓸데없는 것들이 모여 기쁨을 만들고 감흥을 낸다. 새집은 아부지와 새들을 이어주는 다리다. 아부지는 새집을 지어 새들을 불러모으고, 새들을 만난다. , 꼭 새들을 안 만나도 좋다. 아부지의 새집은 그 자체로 진화하여 멀리 멀리 날아가 버리고 있으니.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 멀리 멀리 날아가버리는 그 지점이 바로 취미의 시작이다.

 

새집목수 이대우의 새집 만들기는 언뜻 보면 새집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공예서적-실용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갈피 갈피에선 취미란 무엇인가를 담담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실용서 코너에 꽂혀있는 것이 다소 난감하기도 하다. ‘취미에 관한 실용서적이라 이름 붙여볼까. 우리에겐 이런 종류의 실용서적도 필요하다. 취미란 것은 때론 매우 계급적이다. ‘쓸데 없는 것을 논하려면 일단 넘어서야할 기본이 많으므로. 하지만 결국 이 지난한 삶에서 즐김이 없다면 당췌 뭐가 남는다는 말인고. 아부지 인생 꺾어 반 밖에 안 살은 딸이 주제넘게 이야기하긴 좀 그렇지만, 벌써 그런 생각이 드는데 어쩝니까요. 삶은 디테일에 있다는 것을요.

 

취미에 대해 논해서 취미에 관한 책이 아니라, 어떤 것에 접근해 과는 과정 그 자체가 취미란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책에 담긴 새집 풍경과 아부지의 굵은 펜 드로잉 선, 그 착 붙는 색연필의 색감이 좋고, 새집 도안들 밑에 숨어있는 담담한 이야기들이 좋다. 그냥 한 권 쯤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고, 공예 서적 칸이 더 다양해지는데 일조하는 책이다. 이런 책도 있구나.싶은 책들이 더 많이 기획되고 출간되면 우리 책장이, 우리 삶이 더 재밌어질 것 같다.

 

아부지 연세도 있으시다보니, 주로 노후 설계’/‘인생 이모작의 예로 왕왕 등장하시는 듯. 꼭 그런 맥락에서 소개되어야하는 지는 잘 모르겠다. ‘취미가 애써서 획득해야 할 어떤 것은 아니지 않은가. 본의 아니게 인생 이모작의 성공담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평생 마음속에 있었던 것을 조금씩 밖으로 끄집어 내고 있는 것을 밖의 시선으로 보면 그런 것이다. 삶은 계속되고, 즐거움은 키워가는 것. 그리고, 자르고, 두드리고, 걸어놓고, 바라보고, 즐거워하자고, 아부지가 말씀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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