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Suzy Lee's travel sketches, drawings, photographs and writings.

 


*
suzyleebooks   home Tuesday, 06-07-04 ( 9536hit )
thumb.jpg (40.6 KB), Download : 110
book.jpg (86.0 KB), Download : 110
새들아, 집 지어줄게 놀러오렴



<새들아, 집 지어줄게 놀러오렴>-산골로 간 CEO, 새집을 짓다
이대우 지음/ 도솔 오두막 2006년
알라딘 링크


나의 부모님은 강원도 어드메에 자그마한 집을 짓고 들어가 살고 계신다. 언제부터인가 창고 한 켠에 마련된 손바닥만한 아버지의 작업실에 톱이며 전기 드릴이며 공구가 하나 둘 들어오더니, 어느 날은 집 앞 데크 난간에 예쁜 새집 세 개가 올라가 앉아 있었다. 이거 아버지가 만들었어? 머쓱하게 씩 웃는 아버지.

그때부터 아버지는 나무 화분도 만들고 의자도 만들고 책 꽂이도 만드셨다. 나날이 능숙해지는 솜씨와 함께 기발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물건이 쏟아져 나오는데, 이건 가히 예술가의 경지. 도대체 그 오랜 세월동안 이걸 못하고 어떻게 살 수 있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버지 몸 속 마음 속 저 어딘가에 가라앉아 있던 것들이 하나 둘 세상 밖으로 끄집어져 나오는 느낌이였달까.

집 근처 나무 높이 새집과 새 먹이 집들이 걸리기 시작했고, 그곳을 찾아 드는 새들로 우리의 눈과 귀는 더욱 행복해졌다. 특히, 추운 겨울날 먹이를 찾아 헤매던 새들이 소복하니 눈 덮인 새 먹이 집 지붕 아래로 모여드는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한 뼘 창고와 집 마루가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새집 작품이 늘어났을 때, 아버지는 한국 자생식물원에서 새집 전시회를 가지셨다. 그리고 그때부터 아버지의 새집 스케치와 틈틈히 써놓은 글들, 그리고 엄마의 아름다운 사진과 그림들이 더해져 ‘새들아 집 지어줄게 놀러오렴’이라는 이 책으로 묶여졌다.

이 책은 아버지의 새집 작업에 관한 글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은 시골과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도시내기들의 시도, 그리고 인생의 후반을 어떻게 행복하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한편의 에세이처럼 읽힌다. 책을 읽다보면,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않은 대한민국의 한 중년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신이 내려(?) 혹은 득도하여 (하필이면) 그토록 특이하게도 새집 짓는 목수로 탈바꿈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살아가면서 꿈꾸고 생각하고 실행하고 좌충우돌하며 살아온 많은 조각들이 모여 우리 자신도 모르는 몇 개의 큰 그림을 만들어내는데, 그 중의 하나가 새집 짓기 였을 뿐.
다른 독자들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아버지를 곁에서 봐온 딸로서 나의 감상은, 이렇게 묶인 책을 다 읽고 나니 모든 것들이 한데 얽혀 모인 거대한 강줄기가 하나로 흐르는 것을 바라보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소주 한 잔 놓고 매번 나누었던 레퍼토리라 책을 읽어서 새로 알게 된 사실이랄 것은 딱히 없으나, 뭐랄까 어떤 아주 커다란 퍼즐이 맞춰진 것 같은 느낌.  아버지, 멋지다.

아버지의 새집 작업을 보면서 드는 생각 중의 하나는, 역시 예술은 목적이 없는 것. 무익 추구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벌써 두번째의 새집 전시를 준비하는 아버지의 새집은 사실 이제 더 이상 새집이 아니다. 남은 판재 조각으로 만든 ‘구성’ 작업은 이제 몬드리안을 넘어섰고 방패연에서 모티브를 따온 새집 디자인에 아버지가 좋아하는 주전자를 응용한 새집이 출현하지를 않나. 아버지의 상상력을 끝간데 없다.
나무 재료만 사용되던 소박한 새집에서 이젠 온갖 재료에 과감한 색깔들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새집 변천의 역사를 보고 있으면 한편의 드라마틱한 미술사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새집의 기능적 측면인 정방형의 공간을 기본으로, 누가 이걸 새집이라 부르던 말던 상관없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그 무엇으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 (물론 아버지는 아무리 그래도 새가 살고 먹이를 먹는 집이므로 노천에서 튼튼히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둥 기본 원칙을 지킨다.고 멋있게 말씀하시지만, 난 뭐 이젠 별로 상관 없다고 본다.)

‘새집’이란 타이틀은 시작의 핑계였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더 변주될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이상 팔불출 딸 씀




--------------------------------------------------------------------------------

*
‘이대우가 만든 새집’ 두번째 전시가 지난주 토요일인 7월 1일부터 한국 자생식물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8월31일까지) 자생식물원은 야생화가 만발하고 녹음이 푸르른 지금이 참 아름다울 때 입니다. 전시 구경하러, 식물원 구경하러 나들이 하셔도 좋을 듯. (저도 가고 싶습니다..)
한국 자생 식물원 링크


**
지난 첫번째 새집 전시때 카탈로그 용으로 짤막한 새집 그림책을 만들어 드렸는데, 아직 재고가 많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흰토끼 프레스 게시판 (여기를 누르세요)에 있으니 구입의사가 있으신 분은 메일을 주시거나 방명록에 주소를 남겨주세요.






  list          
 Dibujando el Mundo  
 Busan Children's Book Festival 부산 어린이 책잔치: 이수지 그림책 전  
 <알록달록 그림책 놀이터>전  
 FIL (Feria Internacional del Libro de Guadalajara)  
 CCBF (Chinal Shanghai International Children's Book Fair)  
 Open This Little Book: 2013 BGHB Picture Book Honor Speech  
 Washington D.C. National Book Festival 2013 poster by Suzy Lee  
 Suzy Lee at C! Talk  
 2013 Boston Globe–Horn Book Awards (Honor): "OPEN THIS LITTLE BOOK"  
 Culture Talk: 어른, 그림책을 보다  
 Talk in Jeju Island 제주 기적의 도서관 강연  
 Incheon Book Festival 인천 연수구 어린이 청소년 북페스티벌  
  list    1 [2][3][4][5][6][7][8][9][10]..[12] >>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E*so
All images copyright © Suzy Lee